할머니에게 명예와 인권을!

평화비 건립현황

1992년 1월 8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유린당한 인권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시작된 수요시위.
그 첫걸음 이후 매주 수요일 12시면, 인권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일본대사관 앞에 한마음으로
모여 당당한 외침을 올려왔습니다. 가장 앞줄에서 외쳐온 할머니들, 그 뒤에서 바람막이가 되어준
시민들의 20년간의 연대는 한국을 넘어 세계 곳곳에도 알려져 이념과 성별, 국적, 나이를 넘어서는
손잡음을 만들어 왔습니다.

2011년 12월 14일, 1000차 수요시위를 맞이하여 이 역사를 기억하고, 다음 세대에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외치시는 할머니들의 뜻을 이어받고자 매주 수요일 12시 정의와
평화의 외침이 울려 펴졌던 일본대사관 앞 그 거리에 "평화비"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지금, 일본군'위안부' 역사를 기억하고 기록하여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인류 역사에서 재발되지 않고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자행되는 전시 여성폭력이
중단되기를 바라며 인권과 평화를 염원하는 일본군'위안부' 기림비와
평화비를 세우는 노력이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형상은 작은 의자에 걸쳐 앉은 소녀가 일본대사관을 조용히 응시하는 모습입니다. 일제 강점기 강제로 납치되었던 당시 어린 소녀의 모습을 묘사하였으며, 왼쪽 어깨에 앉은 새 한 마리는 저승과 이승의 영매로서 일본의 사죄와 반성을 기다리다 먼저 가신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소녀의 머리는 거칠게 뜯겨진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는 가족과 고향의 품을 떠나 단절되어야 했던 아픔을 표현하고 있으며, 움켜쥔 두 손은 일본정부의 책임 회피에 맞서는 분노이자 우리가 함께하겠다는 약속과 다짐이기도 합니다. 또한 맨발로 온전히 땅에 발을 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위안부'가 되어 겪어야 했던 고난과 함께 마치 죄인인 냥 살아야 했던 시간, 사회의 편견과 정부의 무책임한 상황 속에서 이 땅을 밟고 서지 못하고 있는 것을 나타냅니다.

빈 의자는 여러 의미를 안고 있습니다. 이미 돌아가신 분들의 자리, 추모의 뜻과 연대의 참여의 의미, 소녀 옆에 누구든 함께 앉아 일본대사관을 응시하면서 소녀의 요구를 함께 외칠 수 있습니다. 수요일이 아니어도 함께하는 이들의 참여를 통해 수요시위의 요구를 계속 이어가는 자리입니다. 또한 쉼과 휴식, 누구나 거리를 걷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이며 그 쉼과 휴식 속에서 소녀들의 역사와 그녀들이 바라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생각하는 공간입니다.

소녀가 할머니가 되기까지의 긴 시간, 즉 오랜 세월 정의회복을 기다려 온 피해 할머니들의 모습이자 쉽게 지워지거나 잊혀지지 않는 역사를 증거하는 의미로 바닥에 그림자 형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가슴에는 슬픔과 괴로움을 안고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영혼이자 진정한 해방을 꿈꾸는 나비 한 마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